한 때 인터넷을 달궜던 This Man 신드롬이 있었다. 한국어로는 '꿈에서 이 사람을 봤나요?'라고 알려졌다.
This Man (디스맨)신드롬이란?
한 의사가 환자로부터 꿈에서 이 사람이 보인다는 말을 들었는데, 여러 환자 사례를 조사하다보니 똑같은 인물을 봤다는 괴담이었다.
This Man?
처음 이 루머가 돌기 시작할 당시, 온갖 인터넷 게시판을 달궜다. 꿈을 조작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었고,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세뇌를 한 것이란 말도 있었다.
하지만 몇 년 뒤 밝혀진 그 정체는 허무하게도 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이자 마케터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었다. 소문이 소문을 만들어내는 전략을 실험하던 그의 테스트물이었던 셈.
아직도 간간히 인터넷에서는 이 루머를 검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사진을 보고난 뒤에 기억에 남아 꿈에서 비슷한 형상을 보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는 허경영이 저게 본인이라고 주장하는 헛소리를 한 적도 있다.
이 루머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드림 시나리오'를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드림 시나리오 예고편 보기
영화 드림 시나리오 개요
드림 시나리오는 독립영화 배급사로 유명한 A24가 배급하고 있는 영화로,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고 있는 영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니콜라스 케이지는 머리가 다 벗겨진 평범한 교수로 등장하여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장르는 블랙 코미디에 가까운 호러와 코미디의 믹스다.
영화 드림 시나리오 줄거리 (스포주의)
사회생물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 폴은 평범하고, 재미없는 인물이다. 게다가 자신과 비슷한 분야 연구를 진행하는 동료에게 자기도 그 비슷한 거 연구하고 있는데, 이름 좀 같이 올려달라고 부탁하는 찌질함까지 갖추고 있다.
그는 집 안에서도 사춘기인 두 딸에게도 평범하게 무시당하는 인물이지만 어느 날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바로 그가 사람들의 꿈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딸의 꿈에서만 나타났지만, 꿈에서 자신을 봤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난다. 우연인가 싶었던 상황이 점차 스노우볼이 되어가고, 겨우 10명 남짓 채웠던 그의 수업은 순식간에 초인기 강좌가 된다.
폴은 며칠 사이에 유명인물이 되어버리고, 순식간에 그 자체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회현상이 되어버린다.
그의 딸도 자신과 셀카를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낼 정도로 인기가 생긴다. 이를 계기로 그의 인생에 새로운 기회들이 열리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찾아오는 것은 역시나 홍보회사. 그를 이용하여 '드림 마케팅'을 하고 싶어하는 회사가 접근해오기 시작하고, 그의 연구 서적도 출판하자고 이야기를 꺼낸다. 안그래도 찌질했던 폴은 드디어 자신이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자 신이 난다. 그런데 모든 상황이 여기서부터 틀어지기 시작한다.
갑자기 사람들의 꿈에 나타난 '폴'이 잔인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꿈의 주인을 죽이려 하고, 잔인하게 폭행하거나, 미친 짓을 일삼기 시작한다. 그 영향은 현실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실제 폴을 보면 꿈에서 벌어졌던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 그를 쳐다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수업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고, 심지어 수업에 들어오던 학생들까지도 심리치료를 요청할 정도.
하루아침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가장 무서운 사람으로 변화해버린 것이다.
그로 인해 본인의 삶은 처절하게 무너지기 시작한다. '꿈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사과해야 하고, 딸의 학예발표회 참석도 거절당한다. 게다가 학교에서는 짤리게 되고, 칩거하여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된다.
폴에게 고난이 계속되던 중, 허무하게도 그가 꿈에서 갑자기 사라진다. 그는 모든 걸 잃었지만, 보상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람이었겠지만, 그저 과거 추억팔이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전락한다.
이후에는 폴이 등장했던 꿈 때문에 생겨난 사업 아이템인 '드림 마케팅'이라는 분야가 나타난다. 폴의 사례를 연구하다 타인의 꿈 속에 등장해서 제품을 광고하는 '드림 마케팅'과 '드림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폴 역시 이를 이용하여 가족들과의 행복했던 삶을 되찾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 된다.
드림 시나리오가 하고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드림 시나리오는 위에서 언급했던 '디스맨'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디스맨이 실제 영화로 만들기 위해 별도의 판권이 존재하고 있어서 제작진 쪽에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사실 끝마무리가 조금 찜찜하다. 주인공인 폴이 하루아침에 악인이 되어서 모두가 그를 싫어하게 되는 것도 그렇지만, 그가 이후 꿈에서 해방되어도 원래 생활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폴의 실제 생활과 꿈의 장면들이 계속 겹치면서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부분도 있다. '이거 꿈인가?' 싶은데 '현실'을 이야기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 찜찜함과 모호함이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이 꿈에 등장한다는 것이 '꿈 자체'가 아니라, '스타'가 된다거나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라면 어땠을까? 아마 똑같은 내용으로 영화를 진행했어도 이질감이 없었을 것이다.
화려한 인생을 '일장춘몽'이라고 하는 것 처럼, 꿈이라는 것과 유명인이 된다는 게 사실 비슷한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림 시나리오에서는 '꿈'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하여 현대 사회의 이런 이면을 꼬집어본 게 아닐까 싶다. SNS 때문에 일순간에 유명해지고 또 금방 사라져버리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지 않은가?
영화가 보여주는 찜찜함과 공포스러운 모습은 이를 대변하는 듯 하다.
꿈 속에 보았던 이 사람, 그게 나였다면 어땠을까?
이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는 바로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다. 그는 특별히 힘을 주는 것도 없이, 평범한 인물 그 자체를 소화해 내는 '특별함'이 있는 배우다.
그가 상을 받았던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와 같은 비상업적 색채가 강한 영화에서 그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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